TL;DR
- 1일차에 일반 식빵 토스트(크림치즈) 먹고 혈당 197까지 올라갔다. 2시간 후에도 143.
- 4일차에 같은 토스트를 곡물식빵(계란후라이)으로 바꿔봤다. 최고 159. 2시간 후 96.
- 빵 종류 하나, 계란 하나 바꿨을 뿐인데 38이 달라졌다.
주말 아침에는 커피와 빵을 먹는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식빵 구워서 뭔가 올려 먹는 게 루틴이다.
그런데 1일차에 식빵 토스트를 먹고 197을 찍은 적이 있다. 죽(202)이나 쌀국수(211)보다는 낮았지만, 흰 식빵도 만만치 않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실험을 하나 해봤다. 똑같은 토스트인데, 빵만 바꾸면 얼마나 달라질까?
실험 대상: 이마트 트레이더스 10가지곡물식빵
10가지곡물식빵. 밀가루, 유산균발효종, 호합유산균스타터, 다크멀티크라프트, 호밀가루. 5,980원.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사온 10가지곡물식빵. 이름만 보면 건강해 보인다. 실제로 곡물 함량이 높으면 식이섬유가 많아서 혈당 상승이 완만해진다고 한다. GI 지수(Glycemic Index, 음식을 먹었을 때 혈당이 얼마나 빨리 올라가는지를 0~100으로 나타낸 수치)로 보면 일반 식빵이 70 ~ 80, 곡물 식빵이 50 ~ 60 정도.
다만 시중 곡물 식빵은 “곡물"이 이름에만 들어가고 실제로는 정제 밀가루가 주원료인 경우가 많다. 이 빵도 성분표 첫 번째가 밀가루다. 진짜 통곡물빵은 아니다. 그래도 일반 식빵보다는 나을까?
숫자로 확인해보기로 했다.
비교 1: 일반 식빵 토스트 + 크림치즈 (1일차)
평범한 오후. 아메리카노 + 식빵 토스트 + 크림치즈.
4월 16일 오후 2시 44분. 일반 식빵 두 장을 토스트해서 크림치즈를 올렸다. 아메리카노와 함께.
식전 128 → 최고 197 → 2시간 후 143. “혈당 스파이크 발생 고혈당이 오래 지속됐어요. 식사 45분 후 혈당이 69mg/dL 올랐어요.”
식전 128. 최고 197. 2시간 후 143.
69가 올라갔다. 200 바로 아래까지 갔고, 2시간이 지나도 143이다. 정상 범위(140) 위에서 겨우 내려오는 수준. 앱도 “고혈당이 오래 지속됐어요"라고 경고했다.
식빵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달지도 않은데. 그냥 밀가루 빵이니까 당연한 건가.
비교 2: 곡물식빵 토스트 + 계란후라이 (4일차)
같은 루틴, 다른 빵. 곡물식빵 + 계란후라이 + 아메리카노.
4월 19일 오전 8시 25분. 이번에는 곡물식빵으로 바꿨다. 크림치즈 대신 계란후라이를 올렸다. 빵을 바꾸는 김에 단백질도 추가해보고 싶었고, 그냥 계란이 먹고 싶기도 했다.
식전 100 → 최고 159 → 2시간 후 96. “식사 45분 후 혈당이 59mg/dL 올랐어요.”
식전 100. 최고 159. 2시간 후 96.
59가 올라갔다. 159면 정상 범위(140)는 넘었지만, 197에 비하면 확실히 낮다. 그리고 2시간 후 96. 식전보다 오히려 더 낮아졌다. 깔끔하게 내려온 거다.
나란히 놓으니 보이는 것들
| 일반 식빵 + 크림치즈 | 곡물식빵 + 계란후라이 | |
|---|---|---|
| 식전 | 128 mg/dL | 100 mg/dL |
| 식후 최고 | 197 mg/dL | 159 mg/dL |
| 2시간 후 | 143 mg/dL | 96 mg/dL |
| 상승폭 | +69 mg/dL | +59 mg/dL |
| 회복 | 2시간 후에도 정상 범위 위 | 2시간 후 식전보다 낮음 |
최고점 차이 38. 상승폭 차이 10. 숫자만 보면 비슷한 것 같은데, 진짜 차이는 회복에 있다.
일반 식빵은 2시간이 지나도 143이었다. 정상 범위 경계에서 겨우 내려오는 중이었다. 곡물식빵은 2시간 만에 96까지 떨어졌다. 식전보다 낮다.
그래프 모양도 다르다. 일반 식빵 그래프는 올라간 뒤에 높은 곳에서 오래 머물렀다. 곡물식빵 그래프는 올라갔다가 깔끔하게 내려온다. 산 모양이 뾰족하고 좌우 대칭에 가깝다.
솔직히, 뭐 때문인지는 모른다
결과만 보면 곡물식빵이 낫다. 근데 이걸 “곡물식빵 덕분"이라고 단정하기엔 변수가 너무 많다.
바뀐 게 빵만이 아니다.
- 빵 종류: 일반 식빵 → 곡물식빵 (GI 70 ~ 80 → 50 ~ 60)
- 토핑: 크림치즈(지방 위주) → 계란후라이(단백질 + 지방)
- 시간대: 오후 2시 44분 → 오전 8시 25분
- 식전 혈당: 128 → 100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
빵이 달라서일 수도 있고, 계란이 한몫했을 수도 있고, 아침이라 몸 상태가 달랐을 수도 있다. 사실 식전 혈당이 128로 높았던 것 자체가 이전 식사의 영향일 가능성도 있다.
이 정도 변수면 “뭐가 결정적이었다"라고 말하기 어렵다. 내 환경에서, 이 조합으로, 이 결과가 나왔다 — 까지만 확인된 거다.
다만 한 가지는 느낀다. 일반 식빵을 곡물식빵으로 바꾸고, 크림치즈를 계란으로 바꾸는 건 별로 어렵지 않았다. 루틴은 거의 그대로인데 숫자는 달라졌다. 원인이 정확히 뭐든, 결과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교환이었다.
[!TIP] GI 지수가 낮은 빵이 반드시 혈당을 덜 올린다고 단정할 수 없다. 토핑, 식사 시간, 식전 혈당, 그날 컨디션까지 변수가 많다. 다만 시중 곡물 식빵은 “곡물"이 이름에만 있고 주원료가 정제 밀가루인 경우가 많으니, 성분표 확인은 필수다.
4일 치 누적 데이터
| 날짜 | 식사 | 식전 | 최고 | 2시간 후 | 상승폭 |
|---|---|---|---|---|---|
| 1일차 | 죽 | - | 202 | - | - |
| 1일차 | 식빵+크림치즈 | 128 | 197 | 143 | +69 |
| 2일차 점심 | 쌀국수 | 87 | 211 | 166 | +125 |
| 2일차 저녁 | 스테이크+밥 | 96 | 137 | 96 | +41 |
| 3일차 아침 | 김밥 | 109 | 176 | 90 | +67 |
| 3일차 점심 | 뷔페(탄수화물 X) | 106 | 154 | 106 | +48 |
| 4일차 아침 | 곡물식빵+계란 | 100 | 159 | 96 | +59 |
4일간의 데이터가 쌓이니 윤곽이 조금씩 보인다.
200을 넘긴 건 죽, 쌀국수, 식빵. 전부 정제탄수화물 위주였다. 조건을 바꿨을 때(빵 종류, 운동, 식사 순서 등) 숫자가 달라지는 경향은 있다. 다만 뭐가 결정적인 요인인지는 아직 샘플이 부족하다.
오늘 실험도 마찬가지다. 식빵 → 곡물식빵, 크림치즈 → 계란후라이. 루틴을 크게 바꾸지 않았는데 숫자는 달라졌다. 원인은 단정 못 해도,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내일 아침도 곡물식빵이다. 계란은 두 개 올려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