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DR
- 연속혈당측정(CGM) 2일차. 점심으로 소고기 쌀국수를 먹었다.
- 식전 87 → 식후 최고 211. 어제 죽보다 더 올라갔다.
- 2시간 지나도 166. 올라가는 것도 놀랍지만, 안 내려가는 게 더 무섭다.
연속혈당측정(CGM) 2일차.
어제는 건강검진 후 먹은 죽 한 그릇에 혈당이 202까지 올라갔다. 죽이다. 기름진 것도 아니고, 달지도 않은, 아픈 사람도 먹는 그 죽. 그런데 200을 넘겼다.
하루 지나고 나니까 나름대로 이유가 생겼다. 어제는 건강검진 때문에 전날 저녁부터 공복이었다. 12시간 넘게 굶은 상태에서 갑자기 탄수화물이 들어왔으니 혈당이 튄 거 아닌가? 공복이 원인이라면, 평소처럼 먹으면 괜찮을 수도 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는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고, 점심은 평소처럼 먹기로 했다.
점심, 소고기 쌀국수
점심때 근처 베트남 음식점에 갔다. 소고기 쌀국수. 뜨끈한 국물에 고기 듬뿍. 평소에도 자주 먹던 메뉴다.
평화로운 점심이 될 줄 알았다. 어제도 같은 생각을 했었다.
쌀국수면 밀가루 면보다는 괜찮지 않나? 나름 가벼운 음식이라고 생각했다.
가볍게 한 그릇 비우고, 밥 먹고 일하러 돌아갔다. 당연히 별 생각 없이.
또?
한참 뒤에 앱을 열었다.
211. 어제보다 더 높다.
어제 죽 먹고 202 찍었을 때 “큰일 났다” 싶었는데, 오늘은 그걸 넘겼다.
첫 반응은 “또?“였다.
두 번째 반응은 좀 달랐다. “쌀국수가 이 정도야?” 짜지도 않고 달지도 않은, 그냥 국물에 면 넣어 먹는 건데. 밀가루도 아니고 쌀면인데.
나중에 찾아보니, 쌀면이 문제였을 가능성이 크다. 쌀국수 면은 정제된 쌀가루로 만든다고 한다. GI 지수가 60 안팎이고, 뜨거운 국물까지 더해지면 흡수가 더 빨라진다고. 가벼운 음식인 줄 알았는데, 혈당 입장에서는 직빵이었던 것 같다.
진짜 무서운 건 그 다음이었다
올라가는 것도 놀라웠지만, 진짜 당황한 건 따로 있었다.
안 내려온다.
파스타 앱의 식사 분석. “혈당 스파이크 발생! 고혈당이 오래 지속됐어요.”
식전 혈당 87. 정상 중의 정상이었다. 식후 최고점 212. 125mg/dL이나 튀었다. 2시간 후 166. 여전히 높다.
일반적으로 식후 2시간 혈당은 140 이하로 돌아와야 정상이라고 한다. 나는 2시간이 지나도 166이었다. 앱도 경고를 보냈다. “고혈당이 오래 지속됐어요.”
어제는 얼마나 높이 올라가는지가 충격이었다면, 오늘은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가 충격이었다. 혈당이 올라갔다가 뚝 떨어지는 거랑, 올라간 채로 계속 머무는 건 체감이 다르다.
[!TIP] 쌀국수 면은 정제된 쌀가루로 만들어 식이섬유가 적고 소화가 빠르다. 뜨거운 국물까지 더해지면 흡수 속도가 더 올라간다. 혈당 관리가 필요하다면 면 양을 줄이고, 채소와 고기를 먼저 먹는 것만으로도 차이가 난다.
5일 먹고, 5일 관리
이렇게 이틀 연속으로 200을 넘기니까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공복 → 탄수화물 = 혈당 폭등.
근데 아직 이틀이다. 샘플이 너무 적다. 그래서 계획을 하나 세웠다.
앞으로 5일은 먹고 싶은 걸 먹는다. 평소처럼. 일부러 절제하지 않는다. 밥도, 면도, 빵도 — 내가 평소에 먹던 대로 먹으면서 혈당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데이터를 모은다.
나머지 5일은 혈당 관리 식단으로 바꿔본다. 같은 식사를 해도 순서를 바꾸거나, 탄수화물 양을 줄이거나, 식후에 걸어보거나. 뭐가 진짜 효과가 있는지 직접 비교해보려고 한다.
10일짜리 센서가 주는 기회다. 그냥 숫자 보고 놀라는 것보다, 뭘 바꾸면 달라지는지 확인하는 게 더 쓸모 있다.
오늘의 교훈… 은 없고
2일차. 쌀국수 한 그릇에 211.
어제 죽에 202 찍고 “내일은 물만 마셔볼까” 했는데, 물 대신 쌀국수를 먹었다.
내일은 진짜 물만 마셔볼까. 아니 그래도 밥은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