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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혈당측정 #13] 11일간의 기록 마무리, 내 혈당은 6.1% (당뇨 전단계)

연속혈당측정(CGM) 11일차 최종 리뷰. 센서를 떼어내며 느낀 점, 의외로 혈당을 안 올렸던 소주, 그리고 당화혈색소(GMI) 6.1%라는 성적표를 받고 바뀐 일상 습관들에 대해 정리했다.

TL;DR

  • 11일간의 연속혈당측정(CGM) 여정이 끝났다. 수영, 샤워 모두 문제없었고 센서 바늘은 얇고 유연했다.
  • 소주는 탄수화물과 과당이 없어 고기와 먹어도 혈당을 거의 올리지 않았다. (최고의 반전)
  • 내 혈당관리지표(GMI)는 6.1%. 당뇨 전단계 수치다. 단순 호기심으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식후에 걷고 흰 빵 대신 통밀빵을 고른다.

11일 동안 내 팔에 붙어 24시간 혈당을 감시하던 연속혈당측정기(CGM)를 드디어 떼어냈다.

처음 바늘을 꽂을 때만 해도 “이거 달고 어떻게 씻고 자지?” 싶었는데, 막상 지내보니 불편한 점이 없었다. 평소처럼 밥 먹고, 자고, 수영까지 했다. 잠잘 때 센서가 눌리지 않게 자세를 조심한 것 빼고는 내 몸의 일부 같았다.


끈끈이와 얇은 바늘의 흔적

센서를 뗄 때는 접착테이프를 뜯어내니 센서 본체와 함께 툭 떨어졌다.

팔에서 떼어낸 센서와 바늘 팔에 꽂혀있던 바늘은 생각보다 훨씬 얇고 유연했다.

내 팔을 11일 동안 찌르고 있던 주사바늘(?)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는데, 낚싯줄처럼 아주 얇고 유연했다. 피부에 살짝 멍이 든 것 같기도 하고, 테이프 끈끈이가 남아서 비누칠을 해도 잘 안 지워진다는 소소한 단점은 있었지만 참을 만했다. 시원섭섭한 기분이다.


성적표 수령: GMI 6.1%

센서를 떼고 앱을 열어보니, 11일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산된 **혈당관리지표(GMI)**가 나와 있었다. 수치는 6.1%.

당화혈색소(GMI) 6.1% 리포트 예상 당화혈색소 6.1%. 이때만 해도 이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처음엔 “6.1%면 100점 만점에 6점인가?” 하고 아무 생각 없이 검색창을 켰다. 그런데 결과는 꽤나 충격적이었다. GMI는 흔히 말하는 ‘당화혈색소(HbA1c)‘의 예상치와 비슷한데, 수치에 따른 단계는 이렇다.

  • 정상: 5.7% 미만
  • 당뇨 전단계: 5.7% ~ 6.4%
  • 당뇨: 6.5% 이상

내 수치는 6.1%. 정상 범위를 한참 벗어난 **‘당뇨 전단계’**였다. 혈당 조절을 본격적으로 해야 하는 단계라는 걸 숫자로 확인하고 나니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11일의 실험이 남긴 것들

11일 동안 내 몸을 상대로 이것저것 먹어보며 확실하게 배운 법칙들이 있다.

1. 아는 맛이 혈당을 올린다 정제 탄수화물(백미밥, 식빵, 볶음밥)과 액상 과당의 파괴력은 어마어마했다. 반면, 통곡물 빵이나 단백질, 양배추 같은 음식은 든든한 방어막이 되어 혈당을 천천히 올렸다.

2. 식후 30분 산책의 마법 밥을 먹고 가만히 앉아 있을 때와, 식후 30분~1시간 정도 산책했을 때의 그래프는 완전히 달랐다. 혈당이 치솟으려 할 때 걷기 시작하면 기가 막히게 꺾인다.

3. 소주의 반전 가장 의외였던 건 술이다. 소주에 고기 안주를 먹은 날, 혈당이 폭발할 줄 알고 긴장했는데 그래프가 놀라울 정도로 잔잔했다. 알고 보니 소주에는 과당이나 탄수화물이 아예 없단다. ㅋㅋㅋ (물론 간에는 안 좋겠지만 혈당에는 관대했다.)


단순 호기심이 만든 새로운 습관

처음 연속혈당측정기를 샀을 때는 그저 “내 혈당은 어떻게 변할까?” 하는 가벼운 호기심이었다.

하지만 당뇨 전단계라는 성적표를 받고 나니 일상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좋아하던 폭신한 식빵 대신 뻣뻣한 통밀빵을 고르게 됐고, 점심을 먹고 나면 귀찮아도 무조건 밖으로 나가 동네를 한 바퀴 걷는다.

11일간의 투자는 완전히 본전을 뽑았다. 내 몸 사용 설명서를 이제야 제대로 읽은 기분이다.

[!TIP] 연속혈당측정기(CGM)는 당뇨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자신의 식습관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한 번쯤 부착해 보고 어떤 음식이 내 몸과 맞는지 확인해 보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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