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츠마부시(ひつまぶし)라는 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솔직히 그냥 장어덮밥을 다르게 부르는 말인 줄만 알았다.
아니었다.
양산도가 어떤 집인지 먼저
양산도는 1956년 부산에서 시작되어 지금까지 3대째 이어지고 있는 민물장어 전문점이다.
2019년에 3대가 가업을 이어받으면서 지금의 형태로 리브랜딩했고, 전통적인 구이 장어를 나고야식 히츠마부시로 재해석해 부산 전포동에 첫 매장을 열었다. 오랜 기간 다져온 깊은 맛이 바탕이다.
이날 주문한 특 히츠마부시는 34,000원. 히츠마부시(25,000원)보다 장어가 더 올라갑니다.
상차림이 생각보다 알차다
특 히츠마부시를 주문하면 메인 그릇 외에도 여러 가지가 함께 나온다.
나무 히츠(桶) 그릇과 함께 세팅된 한 상. 식전 모밀, 차완무시(계란찜), 샐러드, 미소된장국, 오차(육수)까지 구성이 알찹니다. 아직 뚜껑을 열기 前.
고명 세트(김가루·파·와사비), 식전에 먹는 차가운 모밀, 차완무시라고 부르는 계란찜, 샐러드에 미소된장국까지. 한 상 차림이 생각보다 넉넉해서, 가격 대비 구성은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뚜껑을 열면 구운 장어가 밥 위에 빼곡하다. 향이 먼저 올라온다.
히츠마부시 먹는 방법
히츠마부시(ひつまぶし)라는 이름은 ‘나무 그릇(히츠·櫃)에 담긴 밥과 장어를 잘게 썰어 비빈다(마부시·まぶし)‘에서 왔다. 나고야의 향토 음식으로, 나고야 아츠타 호라이켄(あつた蓬莱軒)이라는 식당이 이 스타일을 정립했다고 알려져 있다.
테이블에 놓인 먹는 방법 안내 카드. 단계별로 따라 해봤더니 확실히 다 달랐어요.
테이블에 방법 안내 카드가 놓여 있었고, 그대로 따라 해봤다.
먼저 나무 주걱으로 그릇 안의 밥을 4등분한다. 그리고 순서대로.
1번 — 아무것도 넣지 않고 그냥. 한 숟갈 떠보면 밥과 장어가 적당한 비율로 올라온다. 양산도 특유의 특제 소스가 진하고 달큰하게 입에 먼저 들어온다. 동네에서 자주 먹던 장어덮밥과는 확실히 깊이가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
2번 — 김가루와 파를 섞고, 와사비를 얹어서. ‘장어에 와사비가 어울릴까?’ 조금 의아했는데, 생각보다 잘 맞는다. 진한 소스 맛을 와사비가 가볍게 잡아주면서 향이 산뜻하게 바뀐다. 거기에 김 향이 더해지니 입맛이 확 돌아오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두 번째 방법이 제일 맛있었다.
3번 — 오차(육수)를 부어서. 뜨거운 육수를 그릇에 자작하게 부으면, 오차즈케(お茶漬け — 밥에 차나 육수를 부어 먹는 일본 음식) 스타일이 된다. 장어가 기름진 생선이라 느끼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강했던 맛이 육수에 부드럽게 풀어지면서 오히려 속이 편안해졌다. 묵직했던 1번, 2번과는 결이 다른 깔끔한 마무리였다.
4번 — 가장 마음에 들었던 방법으로 한 번 더. 나는 2번이었다. 파와 김가루 듬뿍, 와사비 올려서.
킹 히츠마부시라는 선택지도 있다
특 히츠마부시에 장어 반 마리가 추가로 올라가는 구성. 44,000원.
가격대가 있는 집이다. 선뜻 자주 오기는 부담스럽다.
하지만 먹고 나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첫 입에서부터 장어가 품고 있는 깊은 풍미가 확실히 다르다는 게 느껴진다. 한 그릇을 세 가지 방법으로 먹는다는 컨셉도, 실제로 각각 다른 맛이 나와서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가끔 진지하게 한 끼를 먹고 싶을 때 다시 올 것 같다. 다음엔 킹 히츠마부시를 도전해볼까 고민 중이긴 한데, 혼자서는 좀 민망할 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