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사파 #6] WOW 패스로 3,143m 판시판 정상까지, 오후엔 수영장과 코코넛 커리

판시판 WOW 패스로 푸니쿨라·케이블카·정상 기차를 줄 없이 탔다. 구름 낀 3,143m 정상, 7층 수영장, 코코넛 커리.

호텔 10층 테라스에서 내려다본 사파 야경, 불 켜진 시내와 그 뒤로 검은 산 능선 저녁 6시 38분, 호텔 10층 테라스에서 내려다본 사파.

Direct Answer & TL;DR

10월 1일, 아이 둘과 판시판에 올랐다. 숙소인 오텔 드 라 쿠폴에서 미리 사 둔 VIP 티켓에 WOW 패스가 딸려 있었고, 덕분에 무엉호아 푸니쿨라와 케이블카, 정상 기차까지 긴 줄을 한 번도 서지 않았다. 정상 기차(3구간) 표는 VIP 티켓에 들어 있지 않다. 호텔에서 함께 사도 되고, 판시판 산 위 매표소에서 따로 사도 된다. 정상은 구름에 덮여 있었고, 내려올 때는 계단을 걸으며 불상과 경치를 구경했다.

시각 (현지)장소한 일비용
08:20 무렵호텔 10층 Chic조식 뷔페숙박 요금에 포함
09:00 무렵호텔 프런트가족 얼굴 스캔, WOW 패스 수령판시판 VIP 티켓 4인 3,673,000동 (194,085원, 호텔에서 사전 결제, #1)
09:20–09:40사파역 → 호앙리엔역무엉호아 푸니쿨라, WOW 패스 전용 통로로 먼저 탑승VIP 티켓에 포함
09:45–10:15호앙리엔역 → 판시판역VIP 라운지에서 쉬었다가 케이블카 탑승VIP 티켓에 포함
10:32판시판역 매표소정상 기차 상행표 4장 구매680,000동 (35,632원)
10:40 무렵정상 기차판시판역 → 정상, 이번에도 줄 없이
10:45–11:10판시판 정상3,143m 표지석
11:10–11:40정상 → 케이블카역계단으로 걸어서 하산, 대불과 경치 구경
11:40–13:00케이블카역 근처 카페커피 두 잔, 아이들은 판시판 아이스크림, 한 시간쯤 이야기커피 약 143,000동 (7,478원), 아이스크림은 금액 기억 안 남
13:00–13:20판시판역 → 사파역케이블카와 푸니쿨라로 하산, 줄 없이VIP 티켓에 포함
오후호텔 객실, 7층 수영장과일과 간식, 수영
17:50 무렵굿모닝 베트남코코넛 치킨 커리, 해산물 볶음밥, 채소 스프링롤, 마늘 시금치 볶음, 음료 2405,000동 (약 21,200원)
18:38호텔 10층 테라스사파 야경
현지 경비약 1,228,000동 (약 64,300원), 아이스크림·VIP 티켓 별도

원화는 이날 트래블로그(하나머니) 환전 기록의 환율(100동 ≈ 5.24원)로 환산했다. 정상 기차와 커피는 실제 환전된 금액이다.

목차

WOW 패스는 가족이 모두 함께 받는다

아침은 10층 Chic 레스토랑의 뷔페로 시작했다. 전날 이른 저녁을 먹었던 바로 그곳이다(#5). 오전 8시 25분, 주방에서는 벌써 김이 오르고 있었다.

Chic 뷔페 코너, 검은 나무 카운터 위에 줄지어 놓인 반찬 그릇과 김이 오르는 주방

크루아상이 놓인 베이커리 코너도, 쌀국수와 비빔밥도 맛있게 먹었다. 그중 하나를 고르라면 단연 훈제 연어다. 양고기 커리도 기억에 남는다. 큼직하게 썬 양고기가 부드러웠다. 커피는 직원이 자리까지 와서 주문을 받아 주었다. 음식만큼 서비스가 좋은 아침이었다.

녹색 냄비에 담긴 양고기 커리, 감자와 당근이 큼직하게 들어 있다

판시판 티켓은 한국에서 호텔과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미리 사 두었다. 무엉호아 푸니쿨라와 케이블카 왕복, 여기에 WOW 패스가 붙은 VIP 티켓이다(#1).

9시쯤 프런트에 가서 오늘 판시판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얼굴을 스캔해야 하니 가족이 모두 함께 와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프런트로 갔다. 어제 체크인을 도와준 직원이 예약 정보를 확인하고 우리 넷의 얼굴을 차례로 스캔했다. 그다음은 다른 직원이 이어받아, 호텔과 바로 이어진 사파역 푸니쿨라 탑승장까지 우리를 데려갔다. 잠시 기다려 달라는 말과 함께 직원은 어딘가로 사라졌다.

5분쯤 지나 직원이 목걸이 네 개를 들고 돌아왔다. 한 사람에 하나씩, WOW 패스 카드였다. 목에 걸고 다니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받을 때는 줄을 조금 앞당겨 주는 표 정도로 생각했다.

검은 바탕에 주황색 글씨로 ‘WOW PASS CARD 2S’라고 적힌 Sun World Fansipan Legend 카드 1인 1장, 목에 거는 WOW 패스 카드.

줄 옆의 전용 통로로 정상까지

사파역 대합실은 이미 대기 줄로 가득했다. 직원은 그 줄 옆으로 난 WOW 패스 전용 통로로 우리를 안내했다. 옆문 같은 입구를 지나자 곧바로 푸니쿨라 승강장이었고, 우리는 맨 먼저 열차에 올랐다.

사파역 대합실, ‘LỐI ĐI ƯU TIÊN WOW PASS LANE’ 안내판 옆으로 난 전용 통로 오른쪽 기둥의 ‘WOW PASS LANE’ 안내판.

사파역 대합실, 붉은 줄을 따라 대합실 끝까지 늘어선 일반 대기 줄 같은 시각, 사파역의 일반 대기 줄.

빨간 무엉호아 푸니쿨라는 공식 안내로 약 6분을 달려, 케이블카가 출발하는 호앙리엔역에 닿는다.

사파역 승강장에 선 빨간 무엉호아 푸니쿨라, 노란 창틀과 검은 철제 난간

오전 9시 44분, 호앙리엔역에서는 판시판 사진을 세워 둔 이젤 뒤로 사람들이 빽빽하게 줄을 서 있었다. 우리는 줄 대신 WOW 패스 VIP 라운지로 들어가 가볍게 쉬다가 곧바로 케이블카에 탔다.

호앙리엔역 대합실, 판시판 사진이 걸린 이젤 뒤로 빽빽하게 늘어선 대기 인파

금색 글씨의 ‘VIP LOUNGE’ 간판과 SUN WORLD·WOW PASS 로고, 유리문 너머 소파가 놓인 라운지

케이블카는 길이 6.3km로, 논스톱 3선 케이블카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길어 기네스 기록을 갖고 있다고 한다. 공식 안내로는 약 15분이 걸린다. 승강장에서는 직원이 한 대씩 문을 잡아 주었다. 출발 직후에는 발아래로 계단식 논이 펼쳐졌고, 조금 더 오르자 창밖이 하얗게 변했다.

호앙리엔역 케이블카 승강장, 천장의 거대한 회전 장치 아래로 들어오는 노란 케이블카와 빨간 조끼의 직원들

케이블카 창밖, 산비탈을 따라 계단식 논과 작은 마을이 펼쳐진 계곡 오전 10시, 출발 직후. 이때까지는 하늘이 파랬다.

구름을 뚫고 산 위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한 대와 케이블, 아래는 구름에 반쯤 가린 숲 10분 뒤, 앞서 간 케이블카가 구름 속으로 들어간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판시판역이다. 정상 기차를 타러 가려면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그 계단에서 아내가 무척 힘들어했다. 숨이 차고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고산병이 온 것 같다고.

판시판역, ‘GA FANSIPAN · FANSIPAN STATION’ 간판이 걸린 부스와 흰 천막 지붕

마지막 3구간인 판시판 정상 기차 표는 VIP 티켓에 들어 있지 않다. 호텔에서 함께 사도 되고, 판시판 산 위 매표소에서 따로 사도 된다. 우리도 호텔에서 사려고 했는데, 당일에 물어보니 산에서 사면 된다고 해서 판시판역 매표소에서 상행표만 4장 샀다. 내려올 때는 걸을 생각이었다. 매표소 앞에서도 WOW 패스를 알아본 직원이 따로 안내해 주어, 정상 기차 역시 줄을 서지 않고 바로 탔다.

안개 낀 산비탈을 따라 놓인 정상 기차의 가파른 레일과 철제 계단

그렇게 아이들과 함께 판시판 정상에 섰다. 해발 3,143m, 베트남과 라오스, 캄보디아를 통틀어 가장 높은 곳이다. 표지석에는 ‘TOP OF INDOCHINA’라고 새겨져 있었고, 그 뒤로는 구름만 보였다. 멋진 전망은 보지 못했다. 다만 출발 전 예보에 있던 비(#1)는 오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삼각뿔 모양의 정상 표지석, ‘FANSIPAN 3.143M’과 ‘TOP OF INDOCHINA’가 새겨져 있고 뒤는 온통 흰 안개 오전 10시 58분, 정상 표지석.

걸어서 내려온 길, 하루 써 본 WOW 패스

내려갈 때는 기차 대신 계단을 걸어 케이블카역까지 갔다. 공식 안내로는 정상과 역 사이를 돌계단으로 20분쯤 걷는다. 계단은 가팔랐지만 내려가는 길이라 할 만했고, 걸어 내려온 덕에 불상과 주변 경치를 천천히 둘러볼 수 있었다. 안개 속의 대불은 가까이 다가가서야 윤곽이 또렷해졌다.

안개 속에 앉아 있는 거대한 불상과 그 아래 돌 기단

대불로 이어지는 긴 돌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들

케이블카역 근처에서는 커피를 마시려고 스타벅스에 먼저 들렀는데 빈자리가 없어서, 바로 옆 커피숍으로 옮겨 아내와 한 잔씩 마셨다. WOW 패스 안내판에는 도꾸옌 레스토랑 무료 음료가 혜택으로 적혀 있지만, 우리는 그 식당이 어디인지 몰라 받지 못했다. 커피는 돈을 내고 마셨다.

아이들은 카페 바로 위 매점에서 판시판 아이스크림을 골랐다. 정상 표지석 모양을 본뜬 삼각형 아이스크림이다. 그 카페에 앉아 한 시간쯤 이야기를 나누다가 케이블카를 타러 갔던 것 같다.

Sun World 아이스크림 간판, ‘Kem Check-in’ 문구와 정상 표지석 모양·장미 모양 아이스크림 그림

아이 두 명이 각자 들고 있는 삼각형 아이스크림, ‘FANSIPAN 3.143M’이 새겨져 있다

내려오는 길도 WOW 패스 덕에 케이블카와 푸니쿨라를 줄 없이 바로바로 탔다. 그사이 하늘이 개어, 정상을 덮고 있던 구름이 걷히고 햇빛 받은 계곡이 사파 시내까지 훤히 내려다보였다.

하산 케이블카 창밖, 햇빛을 받은 계단식 논과 깊은 계곡, 멀리 사파 시내가 보인다 오후 1시 3분, 하산 케이블카 창밖.

그때 둘째가 귀가 너무 아프다며 울었다. 공식 안내로는 이 케이블카 한 구간에서 고도가 1,400m 가까이 바뀐다. 아이 귀에는 그 차이가 컸던 것 같다.

WOW 패스 안내판에는 등급이 두 가지로 나와 있었다.

WOW PASS Priority Service 안내판, Silver와 Platinum 등급별 혜택과 요금

안내판의 혜택SilverPlatinum
무엉호아 푸니쿨라·케이블카·정상 기차 왕복 우선 탑승✓
도꾸옌 레스토랑 무료 음료✓
우선 라운지, 프리미엄 서비스✓
오르거나 내려갈 때 한 방향 우선 탑승✓
요금 (1인)300,000동500,000동

안내판 아래에는 당일에만 쓸 수 있고, 푸니쿨라·케이블카 탑승권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우리 카드에는 ‘CARD 2S’라고만 적혀 있어서 어느 등급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실제로 받은 혜택은 오르내릴 때 모두 우선 탑승, 그리고 호앙리엔역 VIP 라운지였다.

하루를 보내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아이 둘을 데리고 세 구간을 오르내리면서 긴 줄을 한 번도 서지 않았다. 정말 좋은 혜택이었다.

오후의 7층 수영장, 저녁의 코코넛 커리

호텔로 돌아와 방에서 과일과 간식을 먹으며 한숨 돌리는 것도 잠시, 아이들이 수영장에 얼른 가자고 보채기 시작했다. 7층 수영장에서 한참을 재미있게 놀았다.

저녁은 코코넛 커리가 맛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굿모닝 베트남으로 정했다. 호텔에서 걸어서 갔다. 코코넛 치킨 커리와 해산물 볶음밥을 시키고, 채소 스프링롤과 마늘 시금치 볶음, 음료 두 잔을 곁들였다. 커리는 반으로 가른 코코넛 껍질째 나왔다.

반으로 가른 코코넛 껍질 안에 담긴 노란 치킨 커리, 숟가락으로 떠내는 중

굿모닝 베트남 외관, ‘GOOD MORNING VIETNAM Restaurant’ 간판과 그 뒤로 보이는 초록 산 다음 날 아침 지나가며 찍은 굿모닝 베트남.

📍 Good Morning Vietnam · 63B Fansipan, Sa Pa, Lào Cai, Vietnam

호텔에서 굿모닝 베트남까지. 경로선은 구글 기준이라 실제로 걸은 길과 다를 수 있다.

저녁을 먹고 돌아와 아침을 먹었던 호텔 10층의 야외 테라스에 올랐다. 낮에 구름에 덮여 있던 산은 어두워졌고, 그 아래로 사파 시내의 불빛이 켜져 있었다. 하늘에는 별이 몇 개 떠 있었다.

호텔 10층 야외 테라스에서 내려다본 사파 야경, 불 켜진 시내와 그 뒤로 어두운 산 능선과 별 저녁 6시 38분, 10층 테라스.

🔗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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